굉진

찾아보자 또 다른 나

  • 굉진은 어디에서 왔나

'괴다'는 '귀엽고 사랑스러워하다'라는 뜻이 있었고, 그 뜻을 알게 되었을 때 운명적 직감이 들었다.

스파이더맨의 팅글처럼 '나와 가까운 단어이다!'라는 촉이 등의 척추에서 팔다리로 파지직 올랐다. 아무래도 나는 남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너무나도 쉽게 발설해 버리는 것 같다.

모든 것엔 귀여움과 사랑이 담겨 있다는 걸 평생토록 발견하게 될 갱진에게 굉진이 어떤 역할을 해 줄지, 기대가 된다.

단어를 이름에 우겨넣으니 흡족스럽다. 그니까 앞으로 나는 굉진이다.

이모할머니의 남편께서 이름을 지어주셨다. 굉장한 뜻을 부여해 주셨다. '경사롭고 보배롭다'인지, '경사롭고 보배로워져라'인지 어느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이름 두 자 중 보배 진(珍)이 가장 인상적이다.

누구의 보배인가? 질문을 던지는 한자이다. 부모님의 보배? 우리 가족 친지 모두의 보배일까? 내가 지금 누구의 보배라고 할 수 있을까? 보배는 보는 사람의 만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나는 누군가를 만족시키고 있는 것일까?

모두 잘 모르겠다. 그 질문에 '나의 보배'란 없다. 자꾸만 '누구'에 속해있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성격과 매우 닮아 있다. 남을 배려하기 위해 눈치를 보는 나의 성격과 매우 닮아 있다. 유감인 부분이다. 탈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珍의 의미를 더 찾아봤다.

보배라는 뜻도 있지만 맛있는 음식이라는 뜻도 있었다.

어쩌면 내 이름의 의미는 '경사로운 맛있는 음식'일지 모른다. 소소한 기쁨을 담고 있다. 누군가를(무엇인가를) 만족시키는 것이 아닌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소중한 珍.

도메인 주소의 의미는 맛있는 음식이다. 나를, 더불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아주 TASTY한 즐길거리가 되기를!

그래서 오늘의 계획은 맛있는 거 먹기 이다. 할머니의 손맛 가득 담겨 있어 아껴 먹고 싶은 '볶음 요리'를 먹을 것이다. 냉동고 깊은 곳에 고이 모셔다 놓은 '그것'을 먹을 것이다. 메뉴는 당신이 상상하고 있는 '그것'이다.(안 알려 준다는 뜻이다.) 앞으로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맛있는 글을 써야지.

나 좋으려고 ㅎㅎ

-내일의 계획: 맛있는 거 먹기 -오늘의 계획: 맛있는 거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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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허기진 — Apr 9, 2024: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맛있는 글을 쓰는 삶. 누구도 아닌 내가 만족하기 위해! 멋스럽네요 ✿ 오늘은 '볶음 요리'가 먹고 싶어지는데요 ···.